대한항공/아시아나 마일리지, 외항사 탑승으로 적립하는 방법

"이번 유럽 여행은 루프트한자(독일항공)를 이용했는데, 마일리지는 그냥 버리는 거겠지?"

천만의 말씀입니다. 당신이 놓친 그 마일리지는, 아시아나클럽 계정에 차곡차곡 쌓일 수 있었습니다. "베트남 여행에 베트남항공을 이용했는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 마일리지는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계정으로 적립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할까요? 그 비밀은 바로 전 세계 항공사들이 맺고 있는 거대한 '팀플레이', '항공 동맹체(Airline Alliance)'에 있습니다.

핵심 원리: '항공 동맹체(Airline Alliance)'를 이해하라

전 세계의 수많은 항공사들은, 마치 프로야구의 리그처럼 몇 개의 큰 '팀'으로 나뉘어 서로 협력하고 있습니다. 고객들은 같은 팀에 속한 어떤 항공사를 이용하더라도, 자신이 주력으로 사용하는 '홈팀' 항공사의 마일리지로 적립 혜택을 통합해서 받을 수 있죠.

대한민국 국적사의 팀은 다음과 같습니다.

  • 대한항공의 팀: '스카이팀 (SkyTeam)'

    • 주요 회원사: 델타항공(미국), 에어프랑스(프랑스), KLM(네덜란드), 베트남항공, 중화항공(대만),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 등

  • 아시아나항공의 팀: '스타얼라이언스 (Star Alliance)'

    • 주요 회원사: 유나이티드항공(미국), 루프트한자(독일), 싱가포르항공, 타이항공, 에어캐나다, ANA(일본), 터키항공 등

즉, 당신이 루프트한자를 탔다면 아시아나 마일리지로, 델타항공을 탔다면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적립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STEP 1: 예약 전, '항공 동맹체'와 '공동운항' 확인하기

가장 먼저, 내가 이용하려는 외항사가 대한항공 또는 아시아나항공과 같은 팀(동맹체)에 속해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 공동운항(Code Share)의 함정! "분명 대한항공으로 예약했는데, 막상 타보니 비행기에는 델타항공 로고가 찍혀있다?" 이것이 바로 '공동운항'입니다. 이때 마일리지 적립 기준은, 판매 항공사(대한항공)가 아닌 '실제 운항사(델타항공)'가 됩니다. 대한항공 홈페이지에 가서, '델타항공 탑승 시 대한항공 마일리지 적립률'을 확인해야 합니다.

STEP 2: '부킹 클래스(예약 등급)' 확인 - 가장 중요한 함정!

이것이 오늘 글의 핵심이자,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일리지를 놓치는 이유입니다. 같은 이코노미석이라도, 항공권의 '가격'과 '규정'에 따라 보이지 않는 '등급'이 나뉩니다. 이 등급을 '부킹 클래스(Booking Class)'라고 하며, 알파벳 대문자(Y, B, M, K, H, L, T 등)로 표기됩니다.

  • 같은 이코노미석, 다른 마일리지 적립률의 비밀 항공사들은 부킹 클래스별로 마일리지 적립률을 다르게 책정합니다.

    • Y, B, M 클래스 등 (정상가 항공권): 100% 적립

    • K, L, Q 클래스 등 (할인 항공권): 50% ~ 75% 적립

    • T, V, G 클래스 등 (초특가 항공권): 0% 적립 (적립 불가)

즉, "와, 이 항공권 정말 싸다!" 하고 구매한 초특가 항공권은, 마일리지가 단 1점도 적립되지 않는 'T' 클래스일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 어디서 확인하나요?: 항공권 상세 정보의 '알파벳' 항공권을 구매하기 전, '여정 상세 정보'나 '운임 규정'을 클릭하면, '예약 등급: K' 와 같이 알파벳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 알파벳을 가지고, 내가 적립하려는 항공사(대한항공/아시아나) 홈페이지의 '제휴 항공사 마일리지 적립률' 표에서 몇 퍼센트가 적립되는지 반드시 교차 확인해야 합니다.

STEP 3: 예약 시 '내 마일리지 번호' 입력하기

적립 가능한 항공권임을 확인했다면, 이제 내 마일리지를 챙길 차례입니다. 항공권 예약 과정에서 '상용 고객 우대 프로그램(Frequent Flyer Program)' 번호를 입력하는 란이 있습니다. 여기에 나의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번호나 아시아나클럽 번호를 정확하게 입력하면 됩니다.

STEP 4: 탑승 후 '사후 적립' - 놓쳤다면 아직 기회는 있다

예약 시 깜빡하고 마일리지 번호를 입력하지 못했어도 괜찮습니다. 대부분의 항공사는 탑승일로부터 최대 1년까지 '사후 마일리지 적립'을 허용합니다.

  • 준비물: 탑승했던 항공편의 '탑승권(Boarding Pass)'과 '전자 항공권(E-ticket) 확인증'

  • 방법: 대한항공 또는 아시아나항공 홈페이지의 마일리지 적립 메뉴에 들어가, '사후 적립 신청'을 통해 탑승 정보를 입력하면, 영업일 기준 며칠 내로 마일리지가 적립됩니다. (단, 탑승권 실물이 없으면 적립이 어려우니 절대 버리지 마세요!)

결론: 버려지는 마일리지를 깨우는 자가 진정한 승자

이제 더 이상 외항사를 탔다고 해서 소중한 마일리지를 포기하지 마세요. 내가 탈 항공사가 어느 '팀' 소속인지, 그리고 내 항공권의 '부킹 클래스'가 무엇인지만 확인하는 작은 습관이, 당신의 마일리지 통장을 잠자는 사이에도 두둑하게 채워줄 것입니다.

흩어져 있던 마일리지를 하나의 계정으로 차곡차곡 모으는 순간, 당신의 다음 여행은 '공짜'가 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외항사를 타고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적립했는데, 대한항공 탑승 실적으로 인정되나요? (회원 등급 산정) A1: 아니요, 마일리지 '적립'만 가능하며, 대한항공의 우수 회원 등급을 산정하는 '탑승 실적(탑승 횟수, 탑승 마일)'에는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는 아시아나항공도 마찬가지입니다.

Q2: 저비용항공사(LCC, 예: 제주항공, 티웨이항공)를 타도 대한항공/아시아나 마일리지로 적립할 수 있나요? A2: 아니요, 불가능합니다. 저비용항공사들은 대부분 스카이팀이나 스타얼라이언스 같은 대형 항공 동맹체에 속해있지 않습니다. 다만, 진에어의 경우 대한항공과 제휴하여 대한항공 마일리지 적립 및 사용이 가능하고, 에어서울은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적립 및 사용이 가능한 예외적인 경우입니다.

Q3: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이 완료되면, 마일리지 제도는 어떻게 되나요? A3: 2025년 현재, 합병이 최종 완료되면 아시아나항공은 결국 스타얼라이언스를 탈퇴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더 이상 루프트한자, 싱가포르항공 등을 타고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없게 됩니다. 기존에 적립한 아시아나 마일리지는 일정한 전환 비율에 따라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통합될 예정이며, 당분간은 두 항공사의 마일리지 제도가 독립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Q4: 마일리지 적립을 한 계정으로 '몰아주는' 게 좋은가요, 아니면 여러 항공사에 분산하는 게 좋은가요? A4: 한두 개의 주력 프로그램으로 '몰아주는' 것이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마일리지의 가치는 '모여있을 때' 발휘됩니다. 여러 항공사에 1만 마일씩 흩어져 있는 것보다, 한 항공사에 5만 마일이 모여 있어야 보너스 항공권 발권 등 실질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Q5: 사후 적립을 하려는데, 탑승권을 잃어버렸어요. 방법이 없나요? A5: 매우 어렵지만,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해당 항공사 고객센터에 연락하여, 탑승했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탑승 확인서'와 같은 서류를 발급받을 수 있는지 문의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절차가 매우 복잡하고 불가능할 수도 있으므로, 탑승권은 마일리지가 적립될 때까지 반드시 사진을 찍어두거나 실물을 보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