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톱오버'와 '레이오버'의 차이, 1회 비행으로 2개 도시 여행하는 법

인천에서 파리로 가는 여정, 중간에 이스탄불을 경유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스탄불 공항에서 잠시 머무는 이 '경유'는 당신에게 단순한 환승이 될 수도, 뜻밖의 보너스 여행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 열쇠는 바로 '레이오버(Layover)'와 '스톱오버(Stopover)'의 차이를 아는 데 있습니다.

1. 레이오버 vs 스톱오버: 결정적 차이는 '24시간'

두 용어를 구분하는 가장 보편적인 기준은 '경유지에서의 체류 시간'입니다.

  • 레이오버 (Layover / Transit):

    • 정의: 국제선 기준, 경유지에서 체류하는 시간이 24시간 미만인 경우.

    • 목적: 최종 목적지로 가기 위해 비행기를 갈아타는 '단순 환승'의 개념입니다.

    • 특징: 보통 위탁수하물은 최종 목적지까지 자동으로 연결되며, 승객은 공항 밖으로 나가지 않거나 잠시 나갔다 돌아옵니다. 고속도로의 '휴게소'에 잠시 들르는 것과 같습니다.

  • 스톱오버 (Stopover):

    • 정의: 국제선 기준, 경유지에서 체류하는 시간이 24시간 이상인 경우.

    • 목적: 경유 도시 자체를 하나의 '여행 목적지'로 삼아 의도적으로 길게 머무는 개념입니다.

    • 특징: 위탁수하물은 경유지에서 반드시 찾아야 하며, 입국 심사를 받고 며칠간 여행한 뒤 다시 출국 절차를 밟습니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중간 도시'에서 며칠 묵고 가는 것과 같습니다.

2. '1+1 여행'을 만드는 두 가지 핵심 방법

자, 이제 이 '스톱오버'를 활용해 한 번의 항공권으로 두 도시를 여행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방법 ① 항공사의 '무료 스톱오버 프로그램' 활용하기

가장 쉽고 혜택이 많은 방법입니다. 많은 항공사들이 허브 공항의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 경유 승객에게 무료 호텔이나 시티 투어 같은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합니다.

  • 터키항공 (이스탄불): 경유 시간이 20시간 이상이면 무료 호텔(이코노미 1박, 비즈니스 2박)을, 6~24시간이면 무료 시티 투어 '투어이스탄불'을 제공합니다.

  • 에미레이트 항공 (두바이): 조건에 맞는 환승객에게 무료 호텔, 식사, 교통편을 제공하는 '두바이 커넥트' 서비스를 운영합니다.

  • 에티하드 항공 (아부다비): 조건에 따라 1~2박 무료 호텔을 제공하는 등 가장 파격적인 스톱오버 프로그램으로 유명합니다.

  • 카타르 항공 (도하): 매우 저렴한 가격에 5성급 호텔 숙박과 시티 투어를 예약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 핀에어 (헬싱키) / TAP 포르투갈 항공 (리스본, 포르투):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스톱오버 여행을 쉽게 계획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방법 ② '다구간' 검색으로 나만의 스톱오버 만들기 (DIY)

내가 원하는 어떤 도시에서든 스톱오버를 하고 싶을 때 사용하는 '고수'의 방법입니다. 항공권 검색 시 '왕복'이 아닌 '다구간(Multi-city)' 옵션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인천-런던 왕복 여행에 이스탄불 스톱오버를 추가하고 싶다면:

  • 일반 왕복 검색 (X):

    • 인천(ICN) ↔ 런던(LHR)

  • 다구간 검색 (O):

    • 1구간: 인천(ICN) → 이스탄불(IST) (10월 10일 출발)

    • 2구간: 이스탄불(IST) → 런던(LHR) (10월 13일 출발) <-- 3일간 스톱오버!

    • 3구간: 런던(LHR) → 인천(ICN) (10월 20일 출발)

이렇게 검색하면 놀랍게도 일반 왕복 항공권과 가격 차이가 거의 없거나 오히려 더 저렴한 '나만의 스톱오버 항공권'을 찾을 수 있습니다.

스톱오버 여행 전, 필수 체크리스트

  1. 비자(Visa): 스톱오버를 하는 국가에 입국하기 위해 비자가 필요한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한국인은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 무비자 입국이 가능합니다.)

  2. 수하물 규정: 24시간 이상 체류하는 스톱오버의 경우, 위탁수하물은 경유지에서 찾아야 합니다. 예약 시 수하물 규정을 다시 한번 확인하세요.

  3. 공항-시내 교통편: 공항에서 시내까지의 이동 방법과 비용을 미리 알아두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이제 '경유'는 더 이상 지루한 기다림의 시간이 아닙니다. '레이오버'와 '스톱오버'의 차이를 이해하고 조금만 더 현명하게 항공권을 검색한다면, 당신의 다음 여행은 훨씬 더 풍성하고 경제적인 '1+1 여행'이 될 것입니다.

스톱오버/레이오버에 대해 사람들이 가장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스톱오버를 신청하면 항공권이 훨씬 비싸지나요? A.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항공사의 공식 스톱오버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오히려 무료 호텔 등의 혜택을 받습니다. '다구간' 검색으로 직접 스톱오버를 만드는 경우에도 일반 왕복 항공권과 가격이 비슷하거나, 세금 차이로 약간만 비싸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Q2. 스톱오버하는 동안 제 위탁수하물은 어떻게 되나요? A. 24시간 이상 머무는 진정한 '스톱오버'의 경우, 경유지 공항에서 반드시 위탁수하물을 찾아서 세관을 통과해야 합니다. 그리고 다음 항공편 탑승 시 다시 수하물을 부쳐야 합니다.

Q3. 경유 시간이 10시간인데, 이것도 스톱오버인가요? A. 국제선 기준으로는 24시간 미만이므로 '긴 레이오버(Long Layover)'에 해당합니다. 이 경우 짐은 보통 최종 목적지까지 부쳐지지만, 공항 밖으로 나가 짧은 시티 투어를 하고 돌아올 수는 있습니다. (터키항공의 '투어이스탄불'은 이런 승객을 위한 혜택입니다.)

Q4. 스톱오버 도시의 비자는 꼭 확인해야 하나요? A. 네,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스톱오버는 해당 국가에 '입국'하는 것이므로, 해당 국가의 입국 규정을 따라야 합니다. 우리나라 여권 소지자는 대부분의 국가에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지만, 만약을 위해 여행 전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사이트 등에서 최신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5. 항공사 무료 호텔/투어는 어떻게 신청하나요? A. 항공사마다 규정이 다릅니다. 터키항공의 '무료 호텔'처럼 출발 전 이메일 등으로 사전 신청해야 하는 경우가 있고, '무료 시티 투어'처럼 공항에 도착해서 현장 신청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용하려는 항공사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정확한 신청 방법과 조건을 확인하는 것이 필수입니다.